오늘은 고등학교 친구들과 김혜남 작가님의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란 에세이로 독서모임을 가졌습니다. 사실상 이번 멤버들과는 처음 독서모임을 가지는 건데, 책 읽고 이야기 한번 나누자는 저의 제안에 선뜻 응해준 친구들이 참 고맙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먼저 책을 읽고 나서의 전반적인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K: 인생을 살면서 인간이 어떤 상황에 어떻게 대하며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작가가 실제로 느꼈던 무력감과 우울에 대해 솔직하게 서술해주었기에 상황 이입이 더 잘 되었다. 그래서인지 각 상황마다 되뇌면서 읽게 되었다. 좋은 작품이기에 한 번쯤 읽어볼 것을 권한다.
J: 초반에 책을 잠깐 읽어보았을 때 성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일어보니 딸, 아내, 며느리로서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여성에 한정된 것도 아닐텐데, 이런 역할적인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집어넣었다는 게 이 작품 퀄리티에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그 부분을 뺏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 또한 책의 초반부에는 이 글을 읽고 있으니 나의 감정 또한 풍부해졌지만 사실상 후반부로 갈수록 삶의 회고에 대해,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서술하고 있어 아직은 공감이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H: J님이 들었던 생각에 저의 생각을 덧붙이자면, 사실 제가 생각했을때 이 책을 작가의 전작인 <서른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를 읽었던 독자들이 이제 나이가 들어서는 그들이 40대가 되었을 때, 그 40대 여성 독자들을 타깃으로 그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을 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인 40대 여성의 삶이라고 일컫으면 사실 웃기긴 하다만 평균적인 나이대에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 이들의 삶에선 딸, 아내, 며느리로서의 삶은 빠질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작가 본인이 40대 시절 겪었던 상황들을 바탕으로 쓴 에세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어찌 보면 젠더리적인 요소를 넣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제가 이 책을 읽고 느꼈던 전반적인 느낌에 대해 말해보자면 우선 최근에 실용서 위주로 읽고 있었는데 본 에세이를 통해 머리를 환기 시키기에 좋았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선택해서 읽어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듯이 작가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배울 점이 많이 있었다. 최근 읽었던 김용태 작가님의 <가짜감정> 부분에서 다루고 있는 파트들이 꽤나 비슷했는데 김혜남 작가님의 책에선 본인의 경험에서 우려 나는 에피소드들을 가지고 독자에게 해주고픈 이야기를 던져주기에 조금 더 친근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원하는 삶을 산다는 것의 진짜 의미] p. 52 "까짓것 웃어 주면 어때요. 중요한 건 지금 당신이 인생을 놓고 봤을 때 결코 중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거예요. 상사 땨문에 화를 내고, 상사를 볼 때마다 불편해하고, 그에 맞춰 주는 사람들에게 분노하는 데 당신의 에너지를 다 써 버리기엔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나요? 그게 정말로 당신이 원하는 삶은 아닐 것 같은데요."/ J: 최근에 제가 H님이 겪었던 일들을 자세히 알 수 없어 이렇다 저렇다 속단할 순 없다마는 이 부분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제가 봤을 때 H님은 자신을 구성하는 것들이 가득 차 있는 사람인데 가끔 너무 직업적으로 삶이 취중 되어 있다는 생각도 들기도 해요. 다음 직장을 가시더라도 이 부분을 항상 생각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제발 모든 것을 '상처'라고 말하지 말 것] p.95 예를 들어 상사에게 야단을 맞았다고 해 보자. 업무상 실수에 대한 지적을 한 것인데 그것을 상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상처가 아니다. 지적을 받았으면 고치면 되고 입장 차이로 인한 사소한 마찰과 갈등은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다. - 즉 상대방을 가해자로, 나를 피해자로 만들어 버린다. / H: 사실 근 6년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늘 들었던 생각이다. 나 또한 직장 선배로부터 지적을 당하면 그냥 지적을 당했지 정도로 끝나서 상처를 받거나 하진 않았다. 지적을 받았을 때 기분은 좋지 않을지언정, 왜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느 정도의 애정도 깃드니 이야기해 주는 거라고 생각했기에 지적을 받아도 그 부분을 고치려고 했지 상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나의 마인드가 항상 그랬기에도 지금도 같이 일했던 선배들이랑 잘 지내는 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내가 진짜 선배가 되었을 때 후배들에게 말하면 그들은 제대로 된 지적을 넘어선 상처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J: 가끔 남자친구에게 직장 이야기를 할 때면 '-혼났다'라는 표현을 종종 쓰곤 한다 이 표현을 어떻게들 쓰고 계신지 궁금하다. H: 나도 책에 나온 것처럼 지적받았다는 말을 쓰고 그 지적이 알면서도 왜 기분이 나빴다 등의 표현을 자주 쓴다. 만약 조금 더 긍정적인 의미로 피드백을 받았다. 고충을 들었다 등은 어떨까.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나를 가로막은 것은 바로 나였다] p. 124 행복은 오히려 덜어 냄으로써 찾아온다.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욕심을 덜어 내는 것, 나에 대한 지나친 이상화를 포기하는 것, 세상은 이래야 하고 나는 이래야 된다는 규정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 지나친 이상화에서 벗어나야 나와 타인에 대해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그래야 서로 감싸 주며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어쩌면 이 너그러움을 배우는 과정이 바로 진자 어른이 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 모든 멤버들의 공감의 밑줄/ J: 어쩌면 내가 갖지 못한 부분에 대해 욕심을 가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나는 참 가진게 많은 사람이었다] p.218 인생의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 가을의 문턱에서 지나온 시간들을 수확하며 받게 되는 풍성한 선물.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법] p.150 1. 외워 버릴 것 "어차피 안 고쳐질 덴데 그냥 외워 버리세요." 외우다 보면 시어머니가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말할 텐데, 저런 상황에서는 이런 행동을 보일 텐데 하는 패턴을 발견하게 된다./ J: 이 외워버리는 것이 대체 어느 관계까지 통할까?/ H: 내 가족 관계에서를 말하는 것 같다. / K: 무례하게 행동하는데 이럴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2. '~하는 척'이 필요한 때도 있다. p.151 하지만 일 때문에 만난 사람들은 애초에 마음을 나누고 서로 친해지기 위해 만난 사이가 아니다. 그런 관계에서는 서로의 이익에 따라 관계 자체가 유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관계를 원만하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그 사람들에게까지 내 속마음을 솔직하게 내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K: 이 부분을 읽고 사실상 정신승리가 필요한 영역이구나 느껴졌다./ H: 직장에서 만난 이들을 이런 마음으로 대한다면 내 마음이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깊은 관계를 형성하지 않으니 이와 관련된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조금 덜 하지 않을까 싶다.
이 밖에도 여러 파트별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마지막 질문으로 Q. 여러분이 삶을 즐기는 방식이란?
J: 사실상 과거에는 뭘 이루어야지 하는 목표지향적인 삶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앞으론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삶을 지향하는 편이고 또한 주말을 기다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
K: 저는 크게 거창한 거 없어 아주 소소한 걸 좋아합니다.
H: 제가 진취적이고 도전하는 성향을 가졌지만 , 사실 삶을 즐기는 방식에 있어서는 경험이 중요한 사람이라 매일매일 내 삶에 일어나는 자그마한 행복들을 기록하고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 남자친구와 손 걷고 집에 돌아가는 길, 맛있는 밥을 먹고 후식으로 맛있는 커피까지 먹었을 때의 그 만족감. 그런 행복들이 쌓여 삶을 즐기는 듯싶다.
급작스레 제안한 독서모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책도 완독 해오고 각자 준비를 잘해주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오늘 독서모임이 끝나고 나서 친구들이 다음에도 독서모임을 할 거냐고 먼저 물어봐주고 해도 좋겠다고 얘기해주니 정말 뿌듯했답니다. 다음번에 경영, 경제 서적 중에서 한번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또 어떤 이야기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인생의 봄이 지나고 여름이 지나 가을의 문턱에서 지나온 사람들을 수확하며 받게 되는 풍성한 설물. by. H
삶을 즐기는 것은 '~해야 한다'는 말을 줄이고, '~하고 싶다'라는 말을 늘려나가는 것이 시작이다. by. J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린다" - 인생을 살며 속단하지 말고 살자. by.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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