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며칠 전에 있었던 창원 독립서점 오누이북앤샵에서 열린 제2회 옹호클럽에 참석했던 후기를 남겨봅니다.
2023년 4월 28일 오후 7시.
오누이북앤샵은 지난번 포스팅에도 말했다시피 제가 정말 가고 싶었던 창원 독립서점이었어요. 휴무일이 3일이나 되고 더구나 오픈하는 날 시간대조차 저의 근무시간과 맞질 않아 늘 가보고 싶다 생각만 들었지 시간을 맞추기가 정말 힘들었죠. (이 부분은 사실 오누이북앤샵을 떠나 창원에 있는 독립서점과 저의 원래 시간대가 잘 맞지 않았던 거 같아요 ㅠ.ㅠ) 근데 이번에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고 이참에 가보고 싶었던 창원 독립서점을 하나하나 도장 깨기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그 첫 창원 독립서점이 어쩌면 바로 이 오누이북앤샵이라고 볼 수 있답니다 :) 오누이북앤샵 오픈채팅방을 들어갔는데 며칠 뒤에 일정들을 알려주시더라고요? 저는 재빨리 신청을 했답니다. 독서모임을 정말 참여해보고 싶었는데 그전에 올라왔던 프로그램이 바로 이 오누이북앤샵과 김달님작가님께서 사회적로 주체하신다는 '옹호클럽'이었어요. 이 프로그램의 취지이자 특징이라고 한다면 나만 알고 있기 아까운 책을 가진 분들이 모여, 좋아하는 마음을 크게 뽐내고 자신이 선정한 책을 두둔하고 편드는 모임이라고 합니다! 참석하기 전 책방지기 참미님께서 연락을 주셨고, 옹호 책 이름/ 옹호 책 선정이유와 그 옹호 책의 한 문장 정도를 꼽아서 미리 알려드렸어요. 1등 하신 분께는 소정의 선물도 주신다고 하셨고 7시에 시작되는 심야책방이긴 했는데 그전에 미리 오시면 커피도 한 잔 무료로 주신다고 하셨어요. 저는 책을 선정하는 데 있어 솔직히 정말 고민이 되었어요. 책을 좋아하기도 하고 더구나 최근에 굉장히 많은 책을 다독하고 있지만 내가 정말 애정을 담아서 두둔할만한 책이 뭐가 있을까 고민이 되었던 거죠. 지난번 미류책방에서 서평단으로 만났던 <가짜감정>을 택했습니다.
최근에 읽은 책들 중 맞아, 어- 유용하네 하는 책들은 많았지만 정말 공감이 되며 제 마음을 동하게 했던 책들은 거의 없었거든요. 김용태작가님께서 2014년에 발간했던 작품을 다시 새롭게 덧붙여서 낸 작품입니다. 나와 타인의 수많은 감정에 대해서 다루고 있어요. 노란 형광펜을 들고는 수많이 많은 문장과 단락에 줄을 그어가며 나는 여기에 해당되고 있었구나 내 주변에 누구는 이러한 감정을 느꼈기에 이렇게 행동했을까 추측을 해보기도 했고요. 단순히 심리학 이론서의 개념이 아니고 작가가 실제 상담가로 있으며 그동안 보았던 수많은 유형의 사람의 감정들을 추려서는 스토리로 풀어서 얘기를 해주고 있어 정말 공감이 많이 되었답니다. 추후 해당 도서에 대해서는 따로 감상평을 남겨보려고 합니다.
간단히 각자 소개를 하고서는 차례대로 본인의 애정 책을 옹호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가끔 보셨는지 안면이 있어 보이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저는 책도 책이지만 그 책을 꼽은 그 멤버분들에 대해서도 왜 그런 부분을 그렇게 생각하셨는지에 대해서도 정말 궁금했어요. 해당 책에 대한 가지각색의 표현들이 나왔고, 그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답니다.
제가 꼽은 김용태작가님의 <가짜감정> 말고도 다른 멤버분들이 추천 해주신 작품들을 알려드릴게요. 에세이 <상실의 기쁨>, <멀고도 가까운>이 원래 선택 작품이었지만 불가피하게 해당 책을 들고 오지 못하셔서 급하게 꼽게 된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 시집 <밤의 입국 심사>, 정세랑 작가님의 입문작 <지구에서 한아뿐>, 불교 관련 서적이지만 불교라는 종교의 학문적인 분야를 알 수 있는 <중론>, <파친코>, <변방의 언어로 사랑하며> 이렇게 다채로운 분야의 책들이 선정되어서는 소개되고 사랑을 듬뿍 받게 되었네요. 앞으로 한 권을 읽어볼 예정입니다! 사실 불교 서적인 <중론>은 제가 도전해볼 수 있을까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불교서적을 사랑하시고 아끼시는 그 모습 자체가 굉장히 신선하기도 하고 멋져 보였답니다.
대망의 제2회 옹호클럽 선정 도서는 바로 <당신의 섹스는 평등한가요?> 섹스리스 커플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플들의 섹스의 모습을 보여주며 섹스의 목표는 과연 무엇인가. 쾌락 추구에만 너무 함몰되어 있지만 섹스란 정서적 육체적 관계를 맺는 것을 뜻하지 않는가. 사실상 한국 사회는 더구나 기혼자들이 섹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엔 아니 네가 왜? 하는 눈빛도 만연하다고 하시다. 이 책이 이런 사회에서 한 번이라도 이 주제에 대해 툭 터놓고 이야기 나눠볼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할 거라고 생각하기에 추천하신다고 하셨다. 그러고 보면 나도 '섹스'에 관한 책을 읽어본 적도 없고 사실상 읽고 싶어 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연인과 이런 부분에 있어 서로 거리낌 없이 의견을 나누고 배려하는 커플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수미작가님께서 말씀하신 거처럼 영원한 것이 없듯이 우리의 육신에 노화가 일게 되면 또 다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번 옹호클럽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알았지만 선뜻 손에 가지 않았던 책들을 알 수 있어 참 좋았고, 내가 책을 대하는 애정만큼이나 책을 이렇게 사랑하는 이들이 함께 보여 거리낌없이 나의 책들을 소개하고 사랑을 표현하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알찬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가 꼽은 모든 작품들은 결국 사랑으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죠.
마지막 시상에서 1등 하신 수미님은 티셔츠를 이미 받으셔서 오누이북앤샵 책방에서 원하는 책 한 권을 가질 수 있는 특권이 주어졌고 사실상 2등을 하신 <중론>을 들고 오신 멤버분께서는 본인이 티셔츠를 받으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교에 사상을 적용해 그다음 분께 양보하시고 싶으시다는 모습. 정말 멋졌다. 책을 읽고 그 책의 뜻을 내 삶에 바로 적용시키는 모습... 다양한 의견이 오간 가운데 그럼 꼴찌를 주는 건 어떻겠노라는 말이 나왔는데 사회자이신 달님작가님께서 그럼 꼴찌가 누군지 알게 되니 그건 조금 그렇다며 해당 꼴찌를 배려해 주시는 부분까지 ㅠ.ㅠ (혹시 나였으려나...?) 결국 투표를 하기로 했는데 아쉽게 당첨되진 않았지만 이 공간에서 이들과 함께 나눈 순간이 마냥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