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이제니
- 출판
- 문학과지성사
- 출판일
- 2019.01.01
한가람 독서모임 2022년도 마지막 선정 도서는 이제니 시인의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이란 시집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집은 즐겨 읽는 편이 아니라 잘 알지 못했는데 저보다 시인 분들을 잘 알고 계시는 S멤버님께서 이제니 시인뿐만 아니라 시를 잘 쓰시기로 유명한 분들의 현대 시인들을 추천해 주셨고, 서점에서 다양한 시집들을 꺼내 읽어보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연륜미와 여운이 느껴지는 시집이 바로 이제니 시인의 책이었습니다. 그렇게 선정된 시집이 바로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이란 시집이었지만 알고 보니 이미 너무 유명한 시집이더군요.
시집은 알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합니다. 또한 이 얇은 책이 이 짧은 단락이 주는 해석도 쉽지 않다고 느껴졌습니다. 본 작품은 산문시들이 대다수였는데, 그래서인지 글의 운율 속 리듬감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특징적이라고 한다면 글 곳곳에 자연에 관한 글이 많다고 느껴졌고 몇 개의 작품들은 사실 읽으면서도 솔직히 괴이한 글과 단어들의 나열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어찌 보면 제가 선호하는 시의 스타일이 아니어서 그런 느낌을 받은걸 수도 있겠죠. 아마 멤버들과 같이 읽는 독서모임 선정 책이 아니었다면 중도 하차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작품을 느끼고 독서모임에 임했습니다. 이번 독서모임은 연말이라 멤버들 간 시간 맞추기가 힘들어 오프라인 만남으로 대체를 하였습니다. 2021년도와 마찬가지로 해당 연의 마지막 달엔 그 해를 키워드로 정리해 보는 시간까지도 함께 가졌습니다. 전반적인 감상평으로 저는 앞서 적어놓았던 느낌들을 말했었고, M님은 본 작품이 문장들을 모아논 느낌이 강했다며 왜 제목을 이걸로 꼽았는지가 궁금하셨다고 말씀하셨고, S님은 중간중간 표현이 무척 재밌었다고 하셨습니다. 시 하나하나를 읽을 때마다 상상은 잘 안 되지만 어렴풋이 느껴져 재밌게 읽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기억에 남는 작품과 구절을 꼽을 때도 S님이 꼽으신 작품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혼자 읽었을 때는 이게 무슨 모호한 표현들일까 하고 그냥 지나쳤던 작품들을 멤버들의 해석한 대로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렇게 아름다운 표현들이었구나 다시금 그 작품들을 꼽씹어 볼 수 있게 되더군요. 이런 점이 바로 독서모임의 아주 큰 장점이니까요!
또한 독서모임을 준비하며 이제니 시인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들이 있다면 그녀는 대표적인 미래파 시인으로서 산문시들을 주로 써 오셨고, 등단하기까지 15년이 걸렸다고 하십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소설을 써 왔는데 시편이 당선되고 나서는 시가 소설 같고 소설이 시 같다는 말들을 많이 들으며 그렇게 시인이 되셨다고요. 시를 어떻게 쓰냐는 인터뷰어의 질문에 그녀는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시를 쓴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제가 공부를 하고 알게 된 이제니 시인의 정보들을 멤버들과 함께 공유했고, 국어를 전공하신 M님께서는 전공 공부를 할 때 이제니 시인에 대해 배웠고 가장 큰 특징이 다성성 ; 각 인물들은 희박한 서사에 쉼 없이 끼어들어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1인칭, 3인칭 등 소설의 시점을 흔들어 놓고 독자들은 중간중간 길을 잃게 되는 것이 특징. 또한 유기성 ; 따로 떼어 낼 수 없을 만큼 서로 긴밀한 연관되어 있는 성질. 이 유기성이 없다는 게 큰 특징이라고 배웠다고 저희 멤버들께 알려주셨습니다. 이러듯 작품을 넘어 작가까지 공부를 해, 서로 아는 지식들을 공유하는 이러한 방식들이 독서모임의 큰 묘미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책 이야기를 나누곤 2022년 키워드도 정리해서 서로 이야기 나누곤 깊은 밤의 시간을 정리하고는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축복하기로 합니다. 시간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것들의 역사는 회고의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개 속을 걸어가면 밤이 우리를 이끌었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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