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는 실업급여를 받고 있는 중이다. 흔히 주변에서 실업급여를 받고 있어서 좋겠다고들 말씀하시지만 나는 말이 권고사직이지 거의 부당해고를 당한 거나 다름없었기에 충격이 꽤 컸다. 그래서 그곳에서 당한 나의 수모들을 얼른 떨쳐버리고 빨리 다시 일어나기 위해 마음을 다 잡고 잡아도 이따금 떠오르는 괘씸함과 분노들이 나를 사로잡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곳에 있는 꿈을 꾼다던지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를 꽉 물고 가는 행위들이 무의식적으로 나오는데 그래서인지 며칠 동안은 일어나면 하악 아랫니가 얼마나 뻐근하고 아팠는지 모른다. 내 나름 마음을 다 잡기 위해, 언제나 그렇듯 내가 힘들 때마다 가장 의지하고 찾는 책,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어 내려갔다. 그렇게 내 나름 마음을 잡고 있던 도중 실업급여 1차 집체교육을 받으러 갔을 때 경남고용안정 선제대응 지원센터에서 하는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 유인물을 받았고 나는 관심이 갔다. 구직활동 1회를 인정해 주는 것에 솔깃한 것도 사실이었지만 사실상 나는 지금 나는 아직도 전 직장에서 당한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고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나 스스로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기에 이런 프로그램이 내게 도움이 될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종이에 인적사항을 기입하고 돌아와서는 며칠 뒤 해당 센터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우선 선생님은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내어주시면서 형식적으로 하는 몇 가지의 절차를 함께 한 뒤 본격적인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셨다. 이렇게 시작하는게 맞나 싶을 정도로 원체 나는 나의 속내를 스스럼없이 잘 드러내는 편이기에 큰 어려움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드렸고 선생님은 굉장히 진지하게 내 이야기들을 종이에 적어 내려가시면서 내게 큰 공감을 해주셨다. 나는 원래도 주변이들에게 나의 속내를 잘 이야기하고 고민상담을 하는 편이기에 이런 경우가 드문 케이스는 아니었지만 이렇게 심리전문가에게 나의 마음을 털어놓은 적은 처음이었다. 오히려 예외적인 상황을 제하고는 비밀보장이 완벽하다고 하시는 말씀에 더 믿음이 가서는 줄줄 나의 이야기를 개어내고 온 거 같기도 하다. 선생님은 나의 상황이 많이 억울하셨겠다면서 아주 깊이 공감을 해주셨다. 우리 사람에게는 가정폭력등 주변에서 아주 잔잔하게 스며드는 고통들을 일컫는 스몰 트라우마와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레 발생이 되는 빅 트라우마로 나뉘는데, 내가 이번에 당한 권고사직은 이러한 빅 트라우마에 해당이 된다고 하셨다. 그리곤 내게 이야기만 들어도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쌓였을 거 같다며 스트레스 지수 검사를 권하셨다. 왼쪽 검지를 기계에 넣고는 나의 심박수 등을 이용해 수치화시켜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전반적인 스트레스 지수가 나쁘진 않았지만 100%로 따졌을 때 나의 경우는 64% 정도임으로 또래 평균값 보다 높다고 하셨다. 아까 말해주신 빅 트라우마로 인하여 주변상황 적응력에 따른 지표가 낮게 나왔고 이로 인한 결과값이라고 하셨다. 그런 뒤, 기질 성격 테스트인 TCI라는 검사를 시행했다. 총 140문제 가량 되었고 상담선생님께선 최근 한 달 또는 2주 이렇게 나의 가장 최근 상황에 빗대어서 검사에 임해야지 지금 나의 기질과 성격을 알 수 있다 말씀해 주셨고, 해당 지문을 보고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시고 있는 그대로 보고 판단하시면 된다고 하셨다. 직관적으로 바라보고 바로 체킹 하면 되겠죠 말씀드리니 맞다고 그렇게 하면 되는 거라고 하셨다. 또한 해당 지문을 읽고 처음 들었던 그 생각대로 체킹 하는 게 가장 좋다고도 덧붙여주셨다.
나는 큰 고민없이 해당지문들을 실행해 나갔고 상담선생님께서 다른 분들 보다 아주 일찍 끝내셨네요 말씀하셨다. 사실 이러한 프로그램이 1회 구직활동으로 인정이 되지만 국가에서 총 8번 정도 상담 프로그램을 시행해 주기에 현진님은 조금 더 받아봐도 좋을 거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내가 일찍이도 상담을 하면서 선생님께 인지심리학에 관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하고 있는 것들을 말씀드려서 더 권하시는 건가 싶기도 했다. 오늘 한 테스트의 결과는 다음번 2차에서 상세히 알려주신다고 하셨고, 앞으로 500문항 정도 되는 검사지도 있는데 그것 또한 다음번에 한번 해보는 게 너무 좋을 거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마지막으로 나오기 전 선생님께 저는 제 자신을 잘 알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요라고 말씀드리니, 선생님께서 맞아요 현진님. 그런데 우리가 동그란 원이 있다고 보면 이걸 4등분 할 수 있어요. 내가 아는 나, 남이 아는 나, 나와 남이 같이 아는 나, 나와 남이 다 모르는 나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면서 어찌 보면 현진님이 알고 계신 현진님의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거죠.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맞는 말이지 싶었다.
나는 살면서 심리상담사와 이야기 나눌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역시 인생은 미지수의 삶이듯이 나는 우연치 않게 심리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그 입문이 좋지 않은 사건으로 시작되었을지언정 과정과 결과는 왠지 내게 크나큰 깨달음을 줄 것만 같아 기대가 된다. 그리고 오늘 성심 성의껏 나를 상담해 주시는 선생님께도 무척 감사함을 느낀다!
아,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심리학을 전공한 친구와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나는 1,2회로 끝날 줄 알았던 심리프로그램이 국가에서 8번이나 지원해 줘서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 말해주니 원래 짧은 단기 상담 프로그램도 기본 8-10번이라서 국가에서 8번을 해주셨나 봐 하곤 얘기해 주었다. 내가 몇 차까지 상담을 받을진 모르겠지만 이전보다 확실히 조금은 덜어낸 마음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심리안정지원 프로그램이란? 실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재취업할 수 있도록 구직자의 심리적 안정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1. 참여대상 : 경상남도 내 주소를 둔 퇴직(예정)저 및 구직자
2. 상담내용 : 취업 및 퇴직관련 스트레스 문제, 개인문제, 가족문제, 우울감, 기타 나의 적성 찾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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