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user-scalable=no, initial-scale=1.0, maximum-scale=1.0, minimum-scale=1.0, width=device-width"> 이따금 찾아오는 우울감
본문 바로가기
김베러의 일상/일상의 단편선

이따금 찾아오는 우울감

by 찌재 2023. 5. 8.
728x90
반응형

 

여러분들은 이따금 찾아오는 우울감을 어떻게 회복하시나요?

각자마다의 이런 우울감의 근원과 해결방안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저는 우울감을 잘 느끼지 않지만 어제 꽤나 우울한 하루를 보낸 것으로 보아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에 대해 계절이나 날씨의 영향을 꽤 받는듯합니다. 왜 가을이 되면 '흔히들 가을을 탄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저는 봄을 타는 듯싶습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과 꽃을 바라보자면 행복하다가도 괜스레 우울감이 찾아오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새파랗게 돋아나는 새순이 자랄 땐 또 행복할 수 없습니다. 이번 5월의 연휴 동안엔 전국적으로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께서 약속을 잡기도 했을 테고 생각지 못한 날씨에 돌연 취소를 하거나 변경을 하시는 분들도 많았을듯합니다. 저는 하루 약속이 있었는데 그날을 제외하곤 아주 잠깐 집 앞 카페를 나가는 정도만 제외하고는 집에 있었습니다. 비 오는 날 어디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 있으면 가장 안전하고 좋은 건데도 왜 우울했는지 모르겠네요. 계절과 날씨를 넘어 제가 어디에서 우울감을 느꼈나 한번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어제는 사실 많은 생각이 든 하루였을지 모르겠습니다. 메일함을 열었는데 큰 대형서점 사이트에서 띄운 광고의 글이었죠. 그 광고 속엔 소위 말하는 유명연예인이 쓴 글을 홍보하는 그의 인터뷰집이 실린 기사가 있었습니다. 결론은 그의 세번째 책이 나온다는 글이었습니다. 무엇이 진실인지 잘 알지는 못합니다만, 몇 개월 전 해당 연예인의 또 다른 기사를 접했을 때 부동산 투기는 어떡할 거냐는 댓글을 종종 목도하곤 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늘의 그 인터뷰를 읽는데도 왠지 모르는 마음 한편에선 그 기사와 그 댓글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지금은 또 검색을 해보니 나오질 않아 정말 유언비어였는지 진실이었는지는 알 턱이 없는 듯 하긴 합니다. 알고 보면 괜한 시기질투심이었을까요? 저는 최근에 친구들에게 아무것도 안 하고 책만 읽고 글만 쓰고 싶어 할 정도로 읽고 쓰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얘기했습니다. 한 친구는 제게 그러더군요 책 읽고 글을 쓰는데 어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냐 그것 또한 열정이고 무언갈 하고 싶다는 마음이라고요. 저는 그런 생각을 인지하지도 못할 정도로 어쩌면 이 행위들에 현재 빠져있고 간절한걸 수도 있겠습니다. 또 한편으론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좋아하는 이 행위들로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으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 하고요. 그런데 저는 그의 고충과 노력에는 눈길이 가지 않고 단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또 스스럼없이 출판이라는 걸 하는 그의 모습에 질투가 났을 수도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찌 보면 저도 어리석은 한낱 아주 작은 인간에 불과하기에 당연하게 가질 수 있을 법한 감정이 또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냥 저를 위로해주고 싶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내가 아직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쉽게 가졌다고 생각해 (물론 아니지만 혼자만 그렇게 생각해) 이로 인한 질투심과 상대적 박탈감으로부터 오는 우울감이었을까요. 하지만 또 웃긴 건 그 연예인의 글이 궁금하더라고요. 그 재능이 궁금하고요. 앞서 이야기한 것들은 괜한 질투심에서 비롯된 감정들이라고 그냥 생각해 주세요.

 

또 이날 제가 사회로부터 느꼈던 감정이라고 한다면 수많은 정보들이 무수히 넘쳐나고 누가 뭐랄 거 없이 어쩜 이렇게 모두들 전문가들일까 싶었습니다. 또 한편으론 부의 자유로부터 가까워지기 위해 발버둥 치는 많은 이들을 보며 이 모습이 너무 지치는데 나도 저 속에 합류해야 하는 건가 합류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걸까 하는 감정들이 교차되기도 했습니다. 왜 세상을 빨리 쉴 새 없이 돌아가는데 그 거대한 세상의 틈바구니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보면 아직 시작도 안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벌써 지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과감히 SNS를 삭제했습니다. 사실 정보를 얻기 위해선 그래도 들어가 보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얻고자 하는 정보 이후에도 너무 많은 정보들이 있고 또 우연히 보다 보면 시간을 많이 뺏기게 되고 그 정보의 세계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않는 제가 보이는 듯싶더군요. 누군가는 아니 절제를 하고 딱 시간을 정해서 하면 되지 하시겠지만 맞습니다. 어쩌면 이 또한 컨트롤하지 못하는 저의 모습일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또 생각해 본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나이대에서부터 오는 은근한 압박감들이 저로하여금 우울감을 자아낸 것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직 100프로 간절히 너무나도 원한다고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어느정도 내가 꿈꾸는 모습이 있을텐데 자의든 타의든 아직은 막연한 미래로 치부해버리는 것들을 또래들이 실행하고 있음에 부럽기도 하면서 왠지 내가 뒤처지는 듯한 느낌을 받아 우울한가 싶기도 하더군요.

 

가장 마지막으로 생각해본 것은 이 모든 우울감을 호르몬이라는 아이에게 책임감을 떠 안겨버린다는 겁니다. 조금 있으면 제가 생리를 할 것 같더군요. 평소에는 그렇게 딥하게 생각하지 않다는 내용들일 텐데 이 호르몬이 제 감정을 이따금 지배해 버릴 때도 있거든요. 여성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공감하시는 분도 꽤 계시겠죠?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사실 어제는 아침 일찍 일어나 미라클모닝을 하고 누구보다 일찍 동네 카페에 들러 책도 읽고 공부를 조금 하고 (아주 조금이긴 하다만) 집으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는 오후에는 이런 우울감들이 한없이 빌려와서는 힘든 하루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날이 지나고 오늘 이렇게 글을 써보니 제가 어떤 감정에서부터 우울감을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군요. 사실은 저도 알고 있었는데 애써 외면하고 싶어 한 걸까 싶기도 하고요. 삶에 박차를 가해되 저를 너무 옭아매진 않아야겠습니다. 누가 뭐래도 내가 나를 사랑해줘야 하니까요. 오늘부터는 그냥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보려고 합니다. 배가 고프면 배달어플을 켜는 게 아니라 어떤 음식을 만들어먹을지 고민하고는 직접 요리를 시작할래요. 애써 외면하고 싶었던 자격증 공부도 그냥 책을 읽고 글을 쓰듯이 다시 한번 시작해보려고도 하고요. (사실 한번 떨어져서 더 손을 데기가 싫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혹시나 이 글을 다 읽어주신 분들이 계신다면 정말 감사드려요. 사실 주저리 주저리 하는 저의 글들일뿐인데 시간을 할애해서 다 읽어주셨다는 그 자체만으로 그냥 감사드려요.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제가 느꼈던 감정들로부터 훨씬 더 멀어졌으면 좋겠어요. 우리 오늘부터 다시 활기차게 살아보도록 해봐요!

 

728x90
반응형